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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김소영 아나운서 망원동 북카페 당인리 책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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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친구랑 망원동에 위치한 

당인리 책 발전소에 다녀왔다.

이곳은 전 MBC 아나운서 김소영 님이

운영하고 있는 서점인데

콕 집어 말하면 독립서점이라기보다는

그냥 친근한 동네 서점 or 북 카페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듯하다.

 

김소영 님은 예전에 우연히

'신혼일기'라는 프로그램에서

오상진 아나운서와의

신혼생활을 보면서 알게 됐는데

그때는 그냥 독서를 좋아하는

참 보기 좋은 부부구나

하고 만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우연히 동상이몽에서

또 이분들을 보게 됐고

현재 김소영 님은 책을 너무 사랑해서

책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지니

벌써 서점을 3곳이나 운영하고 있었다.

그중 한 곳이 바로 당인리 책 발전소이다.

 

이곳은 김소영 님의 첫 동네 서점이다.

위치는 망원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서

찾기 편했다.

3층으로 된 건물인데 주차공간은 따로 없다.

운영시간은 매일 10:00- 22:00이다.

생각 같아서는 오픈 시간을 맞춰서

하루 종일 짱박혀 있고 싶은 곳이지만

우리는 둘 다 애 엄마라서 애들 등원시키고

바로 출발해도 10:30이 넘어서 도착했다.

그런데도 벌써 손님들이 북적이는 걸 봐서는

이미 책 맛집인 게 틀림없다.

 
 

입구 왼쪽에는 당인리 책 발전소만의

베스트 10 리스트가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업데이트한다고 하는데

이 리스트가 대형서점의 베스트 순위에

영향을 줄 때도 많다고 하니

참 영향력이 큰 서점이다.

입구 오른쪽에는

진작 올걸 그랬어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건 아마 김소영 님의 첫 에세이

'진작할걸 그랬어'를 참조해서

김소영 님의 색깔을 드러낸 문구인 것 같다.

 

입구 정면에 놓여있는 책들이다.

김소영 님의 신작

'무뎌진 감정이 말을 걸어올 때'

제일 눈에 띈다.

순위에서도 당연히 1등을 차지하고 있다.

왼쪽에는 책 발전소가 픽한 신간도서 코너이다.

이곳의 매력이라면

우리가 대형서점에서 흔히들 볼 수 있는

베스트셀러나 신간이 아닌

책방 지기라고 불리는 사장님의 안목으로

고른 책들로 배열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형서점을 많이 다니는 건 아니지만

블로그를 하면서 서평을 많이 봐서

베스트셀러나 신간들은 많이 보는데

여기 책들은 다 생소해서

그게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가 평소에는

절대 접하지 않았을 것 같은 책들도

가끔 훑어보게 되고

나 같은 책 편식쟁이한테는 최적의 책방인 것 같다.

이곳도 다른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책 발전소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직원이 읽고 있는 책.

왠지 책 발전소 직원들의 대부분 독서광일것 같고

그분들이 읽은 책이 궁금해질 법도 한데

이렇게 특별히 코너를 만들어 놓은 걸 보니

서점을 찾는 독자들의 마음도 참 잘 읽는

책방 지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 혼자 칭찬한다

 

직원이 읽고 있는 책에는

띠지마다 직원들이 이렇게

친필로 큐레이션을 남겼는데

이거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고

이것 때문에 책 내용들이 더 궁금해졌다.

책 분류를 할 때도 일반 대형서점들처럼

자기계발, 인문, 소설... 등등으로 나눈 게 아니라

책방 지기의 감성으로

멘트를 적어서 나눈 게 눈에 띈다.

코너 쪽에는 이렇게 문구 및 굿즈들도 판매한다.

이곳 제품들도 일부는 김소영 님이

직접 제품을 소싱하고 제작까지 참여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왠지 더 이뻐 보이고

더 갖고 싶은 충동들이...

나 김소영 님 팬인 가보다.

여기는 간단한 음료와 쿠키를 주문할 수 있는 곳이다.

 

김소영 님의 에세이 '진작 할걸 그랬어'에서 보면

본인이 책을 읽으면서

뭔가를 사부작사부작 먹기를 좋아해서

책방에 카페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걸 위해서 본인이 직접 바리스타 준비부터

메뉴 선정디저트 만드는 것까지

손수 배웠다고 하니

왠지 더 정이 가는 곳이다.

 

이곳은 2층이다.

대부분 2인 테이블이고

간단한 소모임을 할 수 있게 대형 테이블도 있다.

이곳에서는 가끔씩

작가와의 만남을 가지는

자리도 마련하고

북토크 형식으로도 모임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는 저마다 책을 하나씩 픽해서

여기서 잠깐 독서 타임을 가졌다.

김소영 님이 이 북 카페를 운영하면서 우려했던 점이

손님들이 책을 사지 않고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보다가

책에 커피라도 흘리면 어떡하나였다고 했는데

그 문구가 자꾸 생각나서 우리 둘은

각별히 신경을 써서 아주 조심스레 봤다.

이 북 카페를 위하여

일본으로 책방 투어를 두 번이나 다녀왔다고 한다.

새삼스레

목표를 뚜렷이 한 노력은 정말 배신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형서점들도 어려움을 겪고

독립서점 폐업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본인이 오직 책을 사랑한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책방 사업,

그 용기와 노력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해서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곳인데

기대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책을 자꾸자꾸 읽고 싶게 만드는

그런 책방이어서 너무 좋았다.

한두 시간쯤 몰입해서 책을 읽었더니

배가 고파왔고

생뚱맞게

주말에 방문했던

건우네 책방의 책맥이 생각났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햄버거집,

그냥 들렸는데 마침 생맥도 있고

다운타우너라고 햄버거 맛집이란다.

덕분에 우리는 오전에는

신성한 책방에서 커피와 함께 독서를 하고

점심에는 여기서 햄버거와 함께 낮술을 하면서

또 우리들의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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