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길게도 느껴졌던 애들 방학이 드디어 끝났다.
매일 책읽기와 글쓰기를 유지하자던 다짐도
새해 애들 방학과 함께 벌써 깨지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은 애들 방학 후유증으로 몸살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을 써보려한다.
오늘은 얼마전에 도서관 추천으로 일게된
[꽤 괜찮은 해피엔딩]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한다.
저자 소개:
이지선
한창 꽃다운 나이 23살에
음주운전자로 인해서 뉴스에도 보도될 만큼의
큰 사고를 겪고
온몸에 중화상을 입고
죽음의 문턱을 몇 번이나 넘나들면서
40번이나 넘는 고통스러운 수술을 이겨내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살아남았다,
그래서 슬펐던 날도 있었고
살아남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살았던 날도 있었다.
인생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깜깜해지는 동굴같이
막막하게만 느껴지던 때도 있었다.
'여기가 끝이다'더는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차라리 끝나버리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순간도 있었다.
꽤 괜찮은 해피엔딩 이지선
23살의 꿈 많고 예뻤던 소녀가
얼굴 포함 전신 55% 화상을 입고
양쪽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8손가락의 첫마디를 잘라내고
수차례의 피부 의식 수술을 받으면서
울퉁불퉁하고 쪼여오기만 하는
울긋불긋한 피부를 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기까지,
결혼에 대한 로망으로 가득 찼던 그가
서서히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피로하기만 했던 미혼을 졸업하고
진정한 비혼인이 되어간다고 주장하기까지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지 감히 가늠이 안 간다.
인생이 늘 기대했던 대로
흐르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감사한 일은 많았고
서프라이즈 선물처럼 찾아온
좋은 일도 있었으며,
소소하지만 즐거운 일도 많아서
'살아남길 잘했어'라고
생각하면 살아아고 있다
꽤 괜찮은 해피엔딩 -이지선
책 속에는 저자 특유의 유쾌한 말투와 유머가
그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어우러져서
너무나 기분 좋게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현재 깜깜한 동굴 같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인생은 동굴이 아니라
언젠가 환한 빛이
기다리고 있는 터널'이라고 말하며
당신에게도 꽤 괜찮은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떠오르는 친구가 있었다.
2년 전쯤 갑작스러운 병으로
남편을 잃은 친구가 있다.
캠퍼스 커플로 만나서
7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고
4살 아들, 2살 딸과 함께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그들한테
갑자기 닥쳐온 남편의 죽음.
고열이 나서 코로나로 의심받던 중에
패혈증이라는 들어보지도 못한 그 병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3일 사이에
그들 부부를 무정하게도 갈라놓았다.
3일 전에 남편이 코로나 일가 바 걱정하던 친구가
전날 전화가 와서 남편을 잃을 것 같다고 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하면서
괜찮을 거라고 해놓고
새벽 친구의 문자 소리에
가슴이 덜컥,
겁이 났다.
마음을 다잡고 봤더니
상황이 안 좋으니
나보고 와서 애들 잠깐 봐달라는 메시지였다.
부랴부랴 젖먹이 둘째와 큰애를 깨워서
남편과 같이 친구 집으로 향했다.
비록 종교는 없었지만
차 안에서 모든 위에 계시는 분들한테
다 빌었던 것 같다.
제발 ....
하지만 친구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알았다.
내 기도는 안 먹혔다는걸.
그렇게 나는 그가 남편의 장례를 준비하는 동안
다른 친구와 같이
애 넷을 번갈아보면서
친구의 슬픔을 나누려고 했다.
갑자기 남편도 잃고
경제적인 지원도 끊기고
남겨진 두 아이들과 시부모님
이런 갑작스런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다가도
그게 현실로 다가올 때면
애들을 피해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목놓아 울곤 했다.
너무나 걱정되었다.
친구 사이에서도 유독 마음이 여리고
남편한테 의지를 많이 하고 살던 친구라서
과연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걸 현실로 보여줬다.
그렇게 며칠을 울면서도
애들 밥은 꼬박꼬박 챙겨주면서
슬픔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지더니
어떻게라도 살아야 한다면서
밤에 애들을 재우고
박사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는 기적처럼
7~8개월을 예상했던 박사논문을
2개월 사이에 통과하고
시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에 있는
대학교수로 임명이 돼서
작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떠났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시부모님과 애들과 함께
새로운 인생 2 막을 이어가고 있다.
가끔씩 힘들고 외로워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는 이렇게 말한다.
'당연히 힘들지,
하지만 내가 부모가 되어보니 조금 이해가 되는데 ,
내 아픔이 아무리 슬픈들,
하나뿐인 아들 잃은
시부모님의 슬픔보다 더 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돼.
시부모님도 잘 버티시는데
나는 더 열심히 버티고 잘 살아야지
아빠 몫을 더해서
애들한테 더 멋진 엄마가 되고 싶어.'
그리고 얼마 전 그의 프로필에서
아래와 같은 문구를 봤다.
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
친구가 남편을 잃고
나도 한동안 우울증 증세를 보일정도로
걱정을 많이했다.
요즘도 가끔씩 걱정하곤 했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전혀 없을 것 같다.
힘들어할 때 우려감에
철학관에 가서 친구 사주도 봤던 기억이 있다.
'아유~ 걱정하지 마,
자기 일 멋지게 하면서 앞으로 잘 살 팔자예요.
그리고 애들도 잘 클 거고
새로운 사랑도 만나서 잘 살 거예요~'
이분의 말씀이 맞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이 친구의 인생도 꽤 괜찮은 해피엔딩이 되지않을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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